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마주한 위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출퇴근길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혹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무심코 넘겨보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림 한 장이 깊은 위로가 되곤 합니다. 저에게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keykney)’ 작가의 작품들이 바로 그런 존재였습니다.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라는 한 줄의 짧은 문구로 시작해, 사람들의 사소한 장난부터 가슴 먹먹한 사연까지 특유의 재치와 따뜻함으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이미 많은 이들의 ‘랜선 힐링’을 책임지고 있죠.
![[전시 후기] 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https://blog.kakaocdn.net/dna/mWEt6/dJMcagGGXYm/AAAAAAAAAAAAAAAAAAAAAPxbozKmvnwbmKhp1xoN26OXBF8osh6RdcsMmbkFEGu0/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81883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GOD1Vh%2BwbvL7x01UJdQ9sOjGkxs%3D)
항상 손바닥만 한 작은 액정 화면으로만 그의 그림을 만나오다가, 이번에 ‘키크니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예매를 마쳤습니다. 화면 속에서 픽셀로 존재하던 그의 선들이, 실제 공간에서는 어떤 온도와 질감으로 다가올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에 다가갈수록 혼자 온 관람객부터 다정하게 손을 잡고 온 연인,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 작가의 그림을 보기 위해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키크니 작가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공감의 연대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티켓을 발권한 뒤, 드디어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키크니의 세계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전시 후기] 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https://blog.kakaocdn.net/dna/rDJiq/dJMcaf1WyNR/AAAAAAAAAAAAAAAAAAAAAEqDg86uf9rcn2-XgAMNSXuiUkneI37gTqRmmHMitoT3/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81883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Zh%2BZYuAUhPnQNiCT7nIJZENbooo%3D)
기발한 언어유희와 빵 터지는 웃음의 공간
전시장의 초입은 키크니 작가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유쾌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익숙한 흑백의 선으로 툭툭 그려낸 듯하지만, 그 안에는 혀를 내두를 만한 기발한 언어유희와 상상력이 번뜩이고 있었습니다. 독자들이 남긴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그려주세요"라는 댓글에,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으로 화답하는 작가의 센스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그림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푸흡" 하고 터져 나오는 관람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직장 생활의 애환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 앞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고, 기상천외한 말장난이 담긴 일러스트 앞에서는 서로 그림의 의미를 해석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특히 작은 컷 만화로만 보던 작품들을 사람 키만 한 대형 캔버스나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스케일로 마주하니, 작가가 그림 곳곳에 숨겨둔 디테일한 표정 묘사나 글씨의 질감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작품이 주는 타격감(?)이 훨씬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일상의 스트레스가 작가의 유머 앞에서 속절없이 무장 해제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전시 후기] 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https://blog.kakaocdn.net/dna/bUqnMQ/dJMcadpwyUO/AAAAAAAAAAAAAAAAAAAAAAu33mZITZ7JEEUbg7CqnNsS_Z_kT2AbIOnFrz2Jdxxh/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81883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ijWlH9vUTSUt7Cju4kp%2BQXxmkcY%3D)
눈물 버튼 주의, 가슴 먹먹해지는 공감과 치유의 시간
전시의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키크니 작가가 단순히 ‘웃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넘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공간이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눈물 버튼’이라 불리는 감동적인 사연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전시된 구역이었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의 시선에서 주인을 바라보는 이야기, 치매에 걸리신 부모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림, 그리고 치열한 현실 속에서 번아웃을 겪고 있는 청춘들을 향한 묵묵한 응원까지. 스크롤을 내리며 가볍게 소비하던 SNS 환경과 달리, 조용한 전시장 안에서 오롯이 작품과 나 단둘이 대면하게 되니 그 감동의 깊이는 배가되었습니다. 그림 위로 적힌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문장들을 천천히 곱씹어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제 눈시울도 붉어지고 말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훌쩍이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관람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각자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그리움들이 작가의 흑백 그림을 매개체로 조용히 위로받고 있는 듯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가 남긴 사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눈물지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키크니 작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자, 이번 전시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전시 후기] 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https://blog.kakaocdn.net/dna/CyysW/dJMb998wr4A/AAAAAAAAAAAAAAAAAAAAAMDXKj8y7QSCLho5qUEifkHRNNprfSS9eOsn1gImPpWp/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81883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8TTrUzTG55PKm1385SslEjdI6AM%3D)
관람객이 함께 완성하는 전시와 소장 욕구를 부르는 굿즈
이번 특별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단순히 작품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존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포스트잇에 자신만의 "~~그려주세요" 사연이나 작가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 벽면에 붙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빼곡하게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훌륭한 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작은 포스트잇 한 장에 [최근 나의 고민이나 소망, 예: '지친 하루 끝에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용기를 그려주세요']라고 적어 벽 한가운데에 살포시 붙여두고 왔습니다. 또한, 작가의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센스 있는 포토존들은 전시의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관람의 마지막 코스인 굿즈샵(아트숍)은 그야말로 ‘지갑 루팡’이 따로 없었습니다. 위로가 되었던 그림이 담긴 엽서부터,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마스킹 테이프, 그립톡, 그리고 방 한쪽에 걸어두고 싶은 포스터까지. 단순한 상품을 넘어 전시장에서 느꼈던 따뜻한 감정을 일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매개체처럼 느껴져 저도 모르게 양손 무겁게 굿즈를 구매하고 말았습니다.
![[전시 후기] 웃다가 울다가, 온기를 채워온 '키크니(keykney) 특별전' 방문기](https://blog.kakaocdn.net/dna/bnJxhg/dJMcaa7xwqe/AAAAAAAAAAAAAAAAAAAAAKT_Agm0YyR7l6BM4ZprHLfGRytsRw9c0e6JC9V3PDE-/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81883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AiV7kSlJLNvMXvzjLboXqOe7LQo%3D)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다
약 두 시간 남짓 진행된 ‘키크니 특별전’ 관람은 한 편의 잘 짜인 치유 드라마를 보고 나온 듯한 벅찬 여운을 남겼습니다. 처음엔 작가의 뛰어난 위트와 유머에 넋을 잃고 웃다가, 나중엔 누군가의 사연에 깊이 이입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마지막엔 뭉클해진 마음을 안고 전시장을 나서게 되는 완벽한 기승전결을 경험했습니다. 키크니 작가의 그림에는 화려한 색채나 기교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단순한 흑백의 선 안에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상처받은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모아놓은 것을 넘어,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당신만 힘든 게 아니에요, 우리 모두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어요.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는 거대한 위로의 공간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마음에 환기가 필요하신 분들, 혹은 메말라버린 감성에 따뜻한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전시가 끝나기 전에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혼자 가서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가져도 좋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가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어도 좋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 전시에서 얻어온 따스한 온기를 연료 삼아, 당분간은 팍팍한 현실을 조금 더 웃으며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그려줄 키크니 작가의 다음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웃음과 눈물이 함께했던 특별전 방문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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